2011 에릭 클랩튼(Eric Clapton) 내한공연 리뷰 by 12마디



<2011
에릭클랩튼 내한 공연 Set list>

1. Key To The Highway

2. Going Down Slow

3. Hoochie Coochie Man

4. Old Love

5. I Shot The Sheriff

6. Driftin'

7. Nobody Knows You When You're Down And Out

8. River Runs Deep

9. Rockin' Chair

10. I Got The Same Old Blues

11. When Somebody Thinks You're Wonderful

12. Layla

13. Badge

14. Wonderful Tonight

15. Before You Accuse Me

16. Little Queen Of Spades

17. Cocaine

18. Crossroads

 

 

사실 에릭 클랩튼의 공연을 갈 마음은 없었다. 작년에 에릭 클랩튼의 내한 소식을 듣고도 가고는 싶지만 R석의 가격이 부담되었기 때문에 차라리 슬래쉬의 공연을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음을 고쳐먹은 것은 최근의 게리 무어의 사망 소식 때문이다. 게리 무어가 갑작스럽게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로 에릭 클랩튼을 볼 수 있는 기회 역시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는 불안감이 엄습했고 곧바로 남은 좌석을 찾아서 티켓을 구매했다.

 

공연의 시작

 

에릭 클랩튼은 시간 약속에 있어서 굉장히 정확했다. 예정 공연 시간이었던 7시가 되자 바로 조명이 꺼지고 에릭 클랩튼이 등장했다. 시간 약속이 정확한(?) 에릭 클랩튼은 뜻하지 않게 관객들을 애먹였는데, 첫 곡이었던 Key To The Highway부터 세 번째 곡인 Hoochie Coochie Man이 연주 될 때까지 뒤늦게 입장을 하는 관객들이 계속 속출해서 자리에 앉아 공연을 관람 중인 사람들을 방해했다. 개인적으로도 공연 초반부에선 불만이 매우 많았는데, 이 부분은 한국 관객들이 공연 문화에 있어서 분명히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본격적으로 에릭 클랩튼의 공연을 짤막하게 리뷰를 해볼텐데, 사실 이번 내한공연의 질이 완벽했기 때문에 단점을 집어낼 수가 없는 만큼 장점만 나열해보겠다.

사운드부터 살펴보자면, 사운드의 밸런스부터 전체적인 톤까지 가장 인상적인 상태로 셋팅이 되어있었다. 특히 에릭 클랩튼의 공연 일주일 전에 같은 체조 경기장에서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공연을 관람했던 나는 브라운 아이드 소울 공연 당시 매우 심각한 저음 부분의 뭉개짐 현상을 겪었기 때문에 이번 공연에 있어서도 음향을 상당히 걱정했었다. 하지만 에릭 클랩튼의 공연에서는 사운드 뭉개짐 현상은 전혀 없었고 각 악기들의 소리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들렸고 각 파트의 볼륨도 적절했다. 에릭 클랩튼 측의 사운드 엔지니어들의 음향 정비 실력이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셋 리스트는
2010년 신곡이 포함된 블루스/락 앤 롤 위주로 구성되었다. 에릭 클랩튼의 블루스 연주를 실제로 느껴보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던 나로서는 정말 만족스러운 셋 리스트였다. 전체적으로 기타와 키보드 솔로 연주에 있어서도 솔로를 굉장히 길게 연주해 연주의 향연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에릭 클랩튼의 기타 연주 뿐만 아니라 팀 카몬과 크리스 스태인튼의 키보드 연주 실력은 정말 압권이었다. (이 둘은 무대 양 쪽에 앉아 미칠 듯이 화려한 연주력으로 관객들을 압도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게 감상했던 곡들은
Old Love, I Shot The Sheriff, River Runs Deep, Badge, Cocaine이었다. Old Love는 에릭 클랩튼의 보컬과 기타 솔로가 정말 흐느껴 우는 것처럼 애절하게 들렸다. 특히 Old Love의 기타솔로 마지막을 볼륨 주법으로 마무리하고 뒤이어 키보드 솔로가 튀어나오는 부분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멋졌다. I Shot The Sheriff는 원곡 버전보다 훨씬 그루브하게 연주되어 당장 일어나서 리듬을 온몸으로 타고 싶게 만들었다. River Runs Deep2010년 신보의 매력을 알게 해준 곡이다. 사실 2010년 에릭 클랩튼의 신보는 몇몇 곡을 제외하고 대체적으로 심심하게 들은 편이었는데 River Runs Deep의 곡 구성과 진행은 2010년 신보를 재평가하게 만들었다. Badge의 멜로디 라인은 원곡과 달리 새롭게 편곡되어 훨씬 매력적으로 연주되었고 공연 막바지의 Cocaine이 시작되었을 때는 관객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뛰어다니면서 공연을 즐겼다.

 

에릭 클랩튼의 내한이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다?? 쓸데 없는 기우일 뿐...


게리 무어의 사망 소식 때문에 이번 내한공연이 에릭 클랩튼을 볼 수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까봐 공연장을 찾았지만 에릭 클랩튼은 겉 모습을 제외하곤 변한게 없었다
. 그의 기타는 거장의 여유를 갖춘 채 불꽃같은 연주를 뿜어냈다. 그가 젊었던 60년대, 이미 "Clapton is God"이라는 말이 떠돌았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에릭 클랩튼은 자신이 영원한 기타의 신, 혹은 음악의 신이라는 것을 열정적으로 증명해냈다.

 

추신: 이번 공연에서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Layla를 언플러그드 버전으로 연주했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그렇겠지만 나는 Layla의 폭발적인 일렉트릭 기타 도입부를 기대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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